희생자 5구 발견 후속조치 서둘러야

올해 도두 4구·조천 1구…2006년 이후 405구 수습
신원미상 284구 유전자 검사 시급…도 “채혈 확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8년 만에 재개된 4·3 희생자 유해발굴을 통해 도내에서 총 유해 5구가 수습됐다.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가 유해발굴을 위한 증언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에 대한 유전자 검사와 유가족 채혈 확대 등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암매장지 증언 확보 절실

올해 유해발굴이 있었던 도두동 현장.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지난 7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제주공항 내 9900㎡을 비롯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북촌리,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등 5곳에서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했다.

유해발굴 장소는 지난해 10∼12월 실시된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조사 용역’을 통해 지정됐다.

특히 제주공항 활주로의 경우 4·3 희생자 200여구가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번 유해발굴사업이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지난 10월말 제주공항 내 유해발굴지 3곳에서는 탄두 1점 외에 유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해가 매장된 장소를 파악하기 위한 증언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다만 공항 인근 도두동에서 성인 유해 2구와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유해 1구, 2∼3세로 추정되는 영·유아 유해 1구 등 4구가 발견됐다.

이 유해들은 당초 제주공항에 매장됐다가 임의로 옮겨져 2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도두동에 이어 최근 조천읍 선흘리에서도 영·유아로 추정되는 유해 1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올해 총 5구가 수습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는 2006∼2010년 400구를 포함해 405구로 늘어나게 됐다.

△유가족 채혈 확대 추진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발견된 유해 405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모두 121구에 불과하다.

아직 284구에 대한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유전자 검사와 유가족 채혈 확대가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올해 추가로 발견된 유해 5구와 유가족 채혈 확대를 계획 중이다.

그동안 4·3 희생자 직계 위주로 채혈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4∼8촌까지 채혈을 확대해 발굴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유전자 검사 및 유가족 채혈 방식으로는 발굴유해 신원 확인에 한계가 있다”며 “유가족 채혈 확대 등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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