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상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마음의 문제를 직면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용기있는 사람은 상담을 받는다. 전문가의 축적된 지식과 현명한 판단을 위한 정보를 충분하게 확보하려고 노력을 한다. 

현실요법 창시자인 글래서(William Glasser) 에 의하면 윤리란 이론이면서 실천하는데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차를 운전하는 경우 빨간 신호등이 있으면 멈춘다. 또는 전화가 울리면 전화를 받는다. 그러나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항상 차를 정지하고, 전화벨이 울리면 항상 전화를 받는가. 위기상황이 있으면 신호등을 무시하고 운전하거나, 전화소리를 들었지만 급한 다른 볼일이 있어서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하면 신호를 준수함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차를 정지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행동하는 것은 외부의 작용이 아니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내면적인 작용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살펴보면 인간의 행동은 내면적인 작용에 의해 이뤄진다. 그 내면적인 작용은 언제나 선택의 행위를 전제로 하게 된다. 그 선택에는 항상 가치판단이 개입하게 마련이다. 즉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가. 더 바람직한가.  더 선한가. 혹은 정의로운 것인가. 하는 판단을 하게 되고 이에 근거해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 가치판단이 윤리적인 문제가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속적인 질문이 가치판단, 즉 윤리적인 선택을 한다.

윤리는 행동하는 가치로서 가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행동지침이다. 윤리란 사회적 유기체인 인간이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도리와 이치이고 규범인 것이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우리와 우리의 후손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윤리적인 것인가. 바람직한 것인가.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다양한 사회적 선택의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영리병원, 제2공항, 경제개발과 자연보전, 전통과 새로운 세계적인 흐름들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환경 변화에 생존의 위협을 받을 때 종종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갈라파고스다. 갈라파고스의 생물 다양성은 외래종과 질병의 침범, 해양 식량자원의 축소, 그리고 동물 서식지에 대한 피해로 위협받고 있다. 이 지역은 해수면의 상승과 해수면의 온도 상승, 그리고 강화된 엘니뇨 현상의 빈번한 증가로 나타나는 기후 변화로 위협받고 있다. 바다 온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러한 현상들은 더 심각하게 그리고 더 자주 나타날 것이다.

갈라파고스의 비극이라는 말은 1990년대 일본 전자·정보기술(IT) 산업이 내수시장에만 주력해 세계시장에서 고립되자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기술과 서비스가 세계시장의 요구와 국제 표준을 맞추지 못하면 세계시장은 물론 내수시장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갈라파고스의 비극은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기까지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켰던 블랙베리의 몰락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베리는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블랙베리에 중독됐다"고 말할 만큼 즐겨 애용해서 '오바마폰'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처럼 국제적인 정보기술 환경과 격리된 채 자기 방식만을 고집하다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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