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제주시자원봉사센터장

사회문제는 어느 사회에서도 존재해 왔다. 시대적 환경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사회문제들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사회문제 중 자원봉사로 해결 가능한 문제들을 찾아 접근하여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접목시키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우리의 삶의 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자원봉사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인도의 안슈굽타는 "생각만 하는 사람은 이제 필요 없는 세상이 됐다. 행동중심적인 사람, 자기 생각을 발동시켜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로 자원봉사의 기본정신을 한 마디로 표현했다.

생각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나 개인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실현할 줄 아는 사람, 즉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필요한 때다. 사회나 개인이 필요로 하는 정신적·육체적인 도움,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필요와 궁핍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 해 자연과 인간 모두가 함께 안녕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원봉사의 목적이다.

어느 독거노인의 눈물겨운 사연이다. 어느 날 홀연히 아들 내외는 돈 30만원을 쥐어주면서 "자신은 먼 나라로 이민갈 것이니, 엄마는 제주도에 가서 알아서 살라"고 선포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곧 아흔을 내다보는 이 노인을 위해 제주지역사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가슴에 무거운 돌을 얹은 이 노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쏟아진 현상에 대한 긴급대응이 요구됐다. 행정·종교단체·자원봉사자들의 협력으로 허술한 방 한 칸에서 살 수 있도록 전기시설, 화장실 보수, 도배 등으로 겨울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보급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자원봉사의 정체기를 접하고 있다. 전국적인 추세도 심상치 않아 정체가 이어질까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안녕 리액션 캠페인' 또한 우리 스스로는 물론 서로 서로에게 정체기를 걷지 말고, 성장세를 불러일으키자는 스스로를 향한 주문을 외고 있음이다. 

그러나 제주만은 미미한 성적이나마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은 참으로 특이한 일이다. 아마도 탐라의 정신 '혼디 가사주'하는 조상들의 공동체 수눌음 정신이 우리들 유전자 속에 깊이 새겨져 있음이다.

지금까지의 자원봉사 활동은 주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활동으로 이뤄져 왔으나 앞으로의 자원봉사 활동은 공동체 구성원의 의무임과 동시에 권리로서 자리매김 해야 할 것이다. 

제주지역사회를 복지 공동체로 변화시키기 위한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 

전문직 자원봉사자들은 그 선두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문직의 노불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형성하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복지욕구에 대응하고 있다. 의료인, 한의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전기·에너지시설 협회, 스쿠버 다이빙협회 등이 있다. 

이들 전문직 자원봉사 활동은 자원봉사활동의 질적 향상과 양적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계층간의 통합에 기여하면서 제주시민사회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이제 단순한 도움 제공을 넘어서 당연한 민주 시민의식으로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행정과 기업 그리고 시민 공동체가 사회적 자원을 결집하고 사회변화와 개혁을 위한 행보에 나서야 한다. 자원봉사의 홀로서기 보다는 시민·기업·행정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 시스템화 함으로써 사회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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