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순 서귀포시관광협의회 회장

사람이 아프면 누구나 질 좋은 의료시설에서 진찰받기를 원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면에서 서귀포시에 사는 시민들은 대부분 느끼는 서글픈 현실이지만 다른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의료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제주시로 진찰을 가거나 심지어는 종합건강진단을 받기 위해 비싼 항공료와 시간까지 투자하며 육지의 대형병원으로 먼 걸음을 하기도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지역별 의료 통계자료를 지도 형태로 시각화한 '헬스맵'에 따르면 가까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비교해 봐도 양 도시 간 의료서비스 수준이 현저히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제주시는 전국 252개 지역 가운데 의료서비스에 대한 각 지표가 전국에서 중간수준이었지만 서귀포시는 100㎢당 종합병원은 0.12개로 160위, 병원급 보건의료원 수는 0.46개로 189위, 의사 수는 179위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서귀포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더욱이 기준시간 내 이용률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분석결과 분만실 기준시간 내 이용률은 전체 환자의 10.53%에 불과해 221위를 차지했고, 외과 35% 210위, 내과 40.15% 215위, 응급실 18%로 199위에 머물며 전국 하위권 수준에 그쳤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한 사람으로 지금도 여전히 서귀포시는 전국적으로도 자랑할 만 한 '낭만과 치유의 도시, 살기 좋은 도시'라고 자부하지만 의료수준만큼은 참으로 열악한 상황을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이번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허가 결정을 계기로 서귀포시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살기 좋은 서귀포시가 의료서비스 수준도 개선되고 향상돼 향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제주도의 적극적 지원과 관심을 간곡히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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