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어려워지는 제주경제 건설경기 회복·고용 유도 절실

27일 개발사업심의위원회 백통신원 등 4곳 연장 허가 등 결정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도 재개…추가 투자여력만 수조원 달해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오라관광단지 조감도(사진=연합뉴스).

제주도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올해 말 사업기간 만료를 앞둔 몇몇 사업장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사업에 '옥석'을 가리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업취소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기로에 놓인 개발사업

제주도는 오는 27일 오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록인제주체류형복합관광단지와 백통신원제주리조트,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등 4곳에 대한 사업계획 변경과 사업기간 연장에 대해 심의한다.

지난 2월부터 대규모 개발사업의 실현성 확보와 투기자본 배제 등을 이유로 시행중인 '제주도 개발사업 시행승인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것이다. 조례는 50만㎡ 이상 개발사업장의 경우 신규로 추진하거나 사업기간 연장·사업계획 변경 시 개발사업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4개 사업장 모두 이미 한차례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날 심의에서 사업기간 연장이 불허될 경우 사업 취소 또는 현 단계에서 정리수순을 밟아야 한다.

개발사업심의위는 지난달 팜파스종합휴양관광단지는 공정률이 5%에 불과하고 사업진척이 저조한데다 사업비(2조4900억원) 조달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이 때문에 팜파스종합휴양관광단지 사업은 사업 승인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에는 지난 3월 이후 중단됐던 오라관광단지조성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위원회가 열린다.

△경제지표 급속 악화

이처럼 원희룡 도정 출범 후 수년간 개발사업을 옥죄면서 제주지역 경제여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잇다. 제주지역 경제성장률은 2013년(5.1%) 이후 꾸준히 상승, 2016년 7.3%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 4.8%로 떨어졌다. 제주연구원은 올해도 당초 전망치 4.5%보다 하향한 4.2%로 조정했다. 건설경기는 2015년(21.4%)과 2016년(21.1%)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건설수주액은 7333억원으로 2016년 1조2641억원에 비해 42% 줄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 수주액이 3318억원에 그치는 등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년간 제주지역 고용률은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월 기준 고용률은 68.3%로 전년 70.2%에서 1.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실업률은 2.7%로 지난해 1.8%보다 0.9%포인트 올랐다.

△유연한 기준 적용 요구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 등 여건이 미흡한 개발업체에 대해 제주도가 심의를 통해 사업규모를 조정케 하는 등 개발사업의 실현성을 확보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경직된 자본검증 강화는 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날 자본검증이 재개되는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만 하더라도 투자계획만 5조2800억원에 달한다. 단일 개발사업으로는 제주 최대 규모다. 특히 고용인원 1만916명 중 90%인 9824명을 도민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록인제주 사업도 투자계획은 기존 2736억원에서 4602억원으로 늘렸다. 백통신원리조트도 243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신화역사공원의 총 투자계획은 2조4129억원이며, 헬스케어타운도 1조5214억원이다. 

이날 개발사업심의와 자본검증심의가 이뤄지는 5개 사업장의 향후 투자 규모가 수조원에 달해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과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사업기간 연장과 계획변경에 유연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강승남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