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동 노형오거리에 설치된 '제주 사랑의 온도탑.
윤재춘 도민기자

지난해 절반수준 모금,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는 기부동참 절실

성탄절을 맞은 25일 오후 6시 노형오거리.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남식)가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의 수은주는 23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공동모금회에 따른 24일 기준 12억2732만원이 모금돼 25.7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48.3도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온도탑은 모금액수의 목표치에 1%가 모이면 1도씩 올라간다. 성탄절을 맞아 많은 도민들이 온도탑 앞 황단보도를 지나갔지만 온도탑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드물었다. 회사원 전상익(38)씨는 "생활비가 많이 올라 지난해와 달리 선뜻 돈을 낼 생각이 안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지만, 온정이 담긴 기부물결은 아직 얼어 있다. 특히 지난해 꾸준히 기부에 참여해 왔던 고액기부(1000만원~500만원) 손길이 반으로 줄어들고 있다. 김성율 공동모금회 팀장은 "제주는 기업보다는 개인기부 참여가 많아 사랑의 온도를 올리는 역할을 해 왔으나 올해는 개인기부 참여가 줄어서 목표치를 달성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시작한 희망 2019나눔캠페인은 내년 1월 21일 종료된다. 제주 모금 목표액은 지난해 보다 3억6000만원 증가한 47억7500만으로 정하고 나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와도 나눔운동 동참 분위기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의 근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는 기부 참여율에 영향을 줬다. 통계청의 '2017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6%로 2013년에 비해 7.8%포인트 감소했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가 5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제주는 지역경제가 어려워도 전국 17개 시·도와 매년 달랐다. 지난해는 모금 목표액을 3억5000만원 초과한 역대 최고액 47억 6509만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탑이 107도까지 상승했다. 제주는 나눔캠페인을 전개하는 과정에 여러 어려움은 많았어도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해가 없었다. 이는 나눔과 기부의 대표 도시가 제주임을 상징하는 자부심이기도 하다. 기부는 소외된 이웃을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다. 

김성율 공동모금회 팀장은 "도민과 기업들이 더 관심갖고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에 나서겠다"며 "경기가 어렵지만 많은 분들이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나눔의 온도 100도가 달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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