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따라 손맛따라 49. 서귀동 298-5 세계의 가정식

멕시코 가정식.

제주 향토음식점으로 가득한 서귀포 아랑조을거리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집밥'으로 승부수를 둔 가게가 있다. 

'서귀동 298-5 매주 목요일 색다른 세계의 가정식'은 매주 목요일마다 메뉴를 바꿔 세계 여러 나라의 집밥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이상은 대표는 몇 해 전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친환경생태도시 '아르코산티'를 여행하며 영감을 얻었다. 

아크로산티에는 여행객들이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그곳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가정식을 맛보게 됐고 한 곳에서 다양한 세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한국에도 있었으면 해 제주에 식당을 열었다. 

식당에서는 평소 즐겨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아 음식부터 조금은 생소한 터키, 인도, 모로코, 자메이카 음식까지 세계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매주 새로운 음식을 내놓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일주일만 해당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데 아쉬움을 느낀 손님들의 요청으로 일부 메뉴를 다시 내놓기도 했다.

세계의 가정식은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나라의 향신료로 맛을 낸다. 이곳 음식을 맛보면 향신료 음식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편견도 곧 깨진다. 

이상은 대표가 세계 여행을 다니며 현지인에게 물어물어 얻은 조리법에 10여년간 요리사로 활동하며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곁들여 만든 음식은 세계 각지 사람들은 물론 현지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또 세계 각국 사람들이 현지 음식 조리법을 올리는 사이트를 참고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향신료 비율을 일일이 맞춰보며 일주일마다 메뉴를 개발한다.

일주일마다 새로운 메뉴를 내놓는 일이 벅차기도 할 텐데, 음식 이야기를 하는 이 대표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자메이카 가정식.

이 대표는 "자메이카 가정식을 만들 때 계피향이 나는 '올스파이스' 향신료를 사용했는데 향신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손님들에게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뿌듯했다"며 "그때부터 향신료를 더 다채롭게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향신료 음식을 생소하게 느끼는 이도, 좋아하는 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각국의 가정식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대표의 목표는 정갈한 음식만큼 소박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정말 행복하다"며 "당장 하고 싶은 요리를 하면서 외국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어렸을 때 '누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냐'는 질문에 항상 '어머니가 해주신 밥'이라고 대답했다"며 "어머니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에 요리를 시작하게 됐고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담긴 집밥처럼 따뜻하고 맛있는 가정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끝>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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