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논설위원

최근 환경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환경에 대한 이해와 가치의 공유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수요가 비례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필자의 경우도 현장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본래의 업무보다는 강의실 또는 야외에서 환경교육이나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일이 주된 직업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사회전반에서 요구하는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따른 수요자의 증가로 인해 나타나는 까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함께하는 대상은 초등학생을 비롯해 일반인들까지 다양하고 특히 제주의 자연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일도 빈번한 편이다. 반가운 일이면서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교육이나 강의를 진행하면서 매번 느끼는 특별한 생각이 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속마음들이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속마음의 구분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세대의 마음, 제주에 이주해 온 사람들의 마음, 제주를 즐겨 찾는 사람들의 마음, 제주를 고향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의 속마음은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의 환경교육의 목적은 환경문제의 해결능력을 마련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디딤돌은 환경가치의 공유라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강의나 교육은 지식의 전달보다는 가치의 공유에 대한 일들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환경가치의 공유를 위해 우선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며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경청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해야 된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의 주된 과제인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갖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 최근 전 세계의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해양생물들의 아픔과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의 먹이사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지정학적으로 먼 거리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라 할지라도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분노하거나 반성하는 자세를 갖게 만드는 것은 가치의 공유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을 맞이하면서 제주도가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는 매우 다양하다. 초등학생, 청소년, 일반인,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환경문제들은 생활쓰레기 처리문제, 지하수 오염과 고갈, 난개발, 교통 혼잡, 해양쓰레기, 오수처리문제, 미세먼지, 축산악취, 제2공항, 비자림로 확장공사, 오버투어리즘 등으로 이는 자연환경, 생활환경, 사회환경의 각 분야에서 환경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제주도의 환경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지혜롭고 현명한 일은 가치의 공유라고 생각되며 이러한 근본적인 가치의 공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해결될 문제도 더 꼬이고 복잡하게 얽히고 만다.

모든 환경문제의 중심에는 삶의 질 향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삶의 질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사회적 척도임은 분명하지만 처한 상황에 따라 농도와 색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야누스적인 면을 갖고 있다는 점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고 있는 환경권은 권리와 의무라는 두 가지 보편성과 공익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올해 우리는 환경권의 권리만 향유하고 환경권의 의무는 무시하는 일은 없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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