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은 익히 많이 알려져 있다. 고혈압, 당뇨,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과 함께 다낭성난소증후군과 같은 부인과 질환, 심지어 암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소아비만의 경우는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만은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일으킨다. 대표적인 것이 우울증이다. 

호주의 한 대학이 비만과 우울증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호주와 파푸아뉴시기 섬 사이에 있는 토러스 해협에 있는 두 개의 섬을 조사했다. 한 섬은 상업적으로 발달한 섬이라서 패스트푸드점이 많았고 다른 한 개의 섬에는 주로 해산물 위주의 식사를 했고 패스트푸드는 거의 소비하지 않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패스트푸드점이 많은 섬 주민이 우울증을 호소한 경우가 많았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에서도 체질량 지수(BMI)가 높아질수록 우울증 비율도 높아진다는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심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비만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한의원에 내원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저녁 이후에 회식 등 모임에서 야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문화는 우울증 환자수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다 보면 산후다이어트로 오는 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적지 않은 산모가 비만으로 인해 산후우울증을 호소한다. 몸무게가 증가해 몸이 무겁고 잘 붓고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치가 않고 잠도 잘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가 않고 몸매가 많이 망가져 밖에 나가기도 싫어서 집에만 있는다고 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보면 우울증이 생겨나는 것이다.

먹는 것은 곧 나 자신이다. 내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나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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