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일 작가 「직진 버스 타는 구름」

이승일 작가가 시와 사진을 함께 담은 시집 「직진 버스 타는 구름」을 펴냈다.

이 책은 작가가 엄마를 따라서 제주도내 중산간 마을을 돌면서 써낸 기록이다. 금악리, 선흘리, 산양리, 저지리, 신풍리 등 엄마랑 밟았던 중산간 마을이 시가 되고 사진이 돼 책에 담겼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의 중산간 마을이 있다. 또한 이 책은 시력 약자들을 위해 큼직한 글씨가 돋보인다.

시인의 눈으로 보면 한적하고 인적 드문 마을에도 많은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 말없는 나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벽화 속 아이들이 동네를 신나게 달음박질하며 꽃들도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시인에게 억새는 "여름을 쓸어담는 빗자루"다. 제주의 자연 속에서 그에 영감을 얻은 시와 사진 속에서 작가의 말은 더 이상 장애인의 어눌한 말이 아니라 빛나는 시인의 말이 된다.

작가는 직진 버스를 탄 구름처럼 변함없이 자연의 아름다움 속으로, 생명의 온기 속으로, 사람들이 잊고 지나친 귀한 시간을 다시 살피며 나아갈 것이다. 한그루·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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