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자문서 "여성·애민·사랑 혼재 속 집중적 테마 필요"
만족도·호평 높아…서술적 구조 개선, 삼각관계 강화 의견

제주의 대표적 위인 김만덕을 소재로 한 뮤지컬 '만덕'의 상설 공연화를 위한 주최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미소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 만덕은 지난해 1월 초연에 이어 유료로 전환된 10월 7회 공연에서 477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중 유료좌석은 2812명(6066만원)으로 58.9%를 기록했다. 1회 공연당 682명으로 가용좌석 952석의 72%를 점유했다.

숫자로 보면 첫 해임에도 나쁘지 않은 성과다.

공연의 질적인 부분에서는 "제주 이외의 국내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뮤지컬이 될 수 있다" "뮤지컬 창작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등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지난달 28일 제주시청에서 열린 평가보고회와 공연 전문가 자문, 설문 등을 통해 개선점도 지적됐다.

도내·외 뮤지컬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뮤지컬 만덕이 제주도를 넘어 국내에서 사랑받는 뮤지컬이 되기 위한 구체적 보완사항을 제안했다.

초점은 관객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와 '어떻게 재미를 더할 것인가'로 모아졌다.

여성의 틀을 깬 인물, 백성을 위해 자신을 던진 인물, 사랑을 지킨 인물 등 주인공의 여러 테마가 혼재돼 나타나면서 확실한 러브라인의 부재, 아군과 적군의 모호성 등이 지적됐다. 

만덕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그의 생애를 보여주는 서술적 구조도 '재미'를 추구하는 뮤지컬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자문위원들은 생애 소개를 팸플릿으로 대체하거나 하나의 큰 사건을 중심으로 어떻게 거상이 됐는지를 스펙터클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 만덕과 대행수, 소꿉친구와의 삼각 관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당한 여성상을 추구한다고 해도 뮤지컬 드라마에 있어 러브라인은 관객에게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가장 극적인 구휼 장면에 대해서는 당시 처참한 굶주림과 절망 속에서 전 재산을 팔아 백성을 살리고자 했던 만덕의 의지와 결심을 더욱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함께 평가보고회 참석자들도 타 지역 공연이나 공연 상설화를 위한 콘텐츠 강화와 무대장치 보완, 음향과 대사의 조화, SNS 홍보 강화 등을 주문했다.

관람객 설문조사에서는 '매우 만족' 88.27%, '만족' 11.73%로 100%의 만족도를 보였고, 올해 공연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99.32%가 긍정적이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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