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사고 대부분 '인재'…어민·해경 주의 절실

최근 3년간 1277건 발생…사망 34명·실종 32명
사고원인 정비 불량·운항 부주의 등 대부분 차지
낚시어선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불감증도 여전

자료사진.

지난달 24일 서귀포시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과 승선원 4명 등 199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여객선이 가파도 근해에서 좌초되는 등 제주바다에서 해양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해양사고 대부분은 '인재'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어민 등의 인식 개선과 함께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각종 사고 계속되는 제주바다

6일 제주지방행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바다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는 2016년 448건(사망 12명·부상 40명·실종 23명), 2017년 428건(사망 14명·부상 37명·실종 4명), 2018년 401건(사망 8명·부상 29명·실종 5명) 등 모두 1277건(사망 34명·부상 106명·실종 32명)에 이른다.

이는 연평균 425.7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하루 평균 1건 이상의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선박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기관 손상이 119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안전 저해 62건, 침수 39건, 충돌 29건, 추진기 손상 26건, 운항 저해.키 손상.화재 각 17건, 전복 15건, 좌초 12건, 침몰 2건 등이다.

생업을 위해 조업에 나섰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선박사고 가운데 조업을 하다 발생하는 어선사고는 2016년 345건(사망 9명·부상 37명·실종 22명), 2017년 309건(사망 12명·부상 22명·실종 4명), 2018년 303건(사망 7명·부상 26명·실종 5명) 등으로 매년 300건을 넘고 있다.

해양오염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제주해역에서 발생한 해양오염은 모두 69건으로 유출량만 8만5697ℓ나 된다.

△해양사고 결국 '인재'

이처럼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을 앗아가는 해양사고 대부분은 부주의 등 '인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제주바다에서 발생한 선박사고(1277건)를 원인별로 보면 '정비 불량'이 44.6%(569건)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어 '운항 부주의' 31.0%(396건), '관리 소홀' 9.6%(122건), '기상악화' 3.8%(48건), '화기 취급 부주의' 2.3%(29건) 등의 순이다.

전체 선박사고 원인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기상악화를 제외하면 모두 '부주의'나 '관리 소홀' 등 인재에 의한 것이다.

△안전불감증 여전

제주해경에 최근 3년 동안 단속된 낚시어선은 2016년 49건, 2017년 21건, 2018년 7건 등 모두 77건이다.

유형별로는 영업구역 위반이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조 등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구명조끼 미착용(12건)과 어선위치발신장치 미비(5건), 출입항 미신고(4건), 승선정원 초과(4건) 등도 확인돼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작은 부주의로 인해 대형 해양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해경에서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장이나 선원들의 안전의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업 전 기상이나 장비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해경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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