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여성연구 70년 분석·활성화 연구집 발간
전담기구·인력 부족…"기초-중장기 연구 기본계획 수립해야"

정체된 제주 여성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성을 주요 테마로 한 통합적인 연구와 함께 지식 생산의 중심이 되는 '제주여성역사문화연구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재)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이은희)이 최근 발간한 '제주 여성연구 활성화를 위한 기초연구'(연구책임자 정여진)를 보면 제주 지역의 여성연구는 지난 70년간 여성사와 여성문화, 해녀, 제주4·3, 다문화, 문학, 정책 등 폭넓게 이뤄졌고, 특히 2000년을 분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기존 연구를 분석한 결과 시기에 따라 특정주제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전근대 시기 여성사 연구는 사료가 빈약해 연구결과물이 부족한 편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에는 제주여성사 관련 연구물이 상당히 축소돼 연구 성장동력이 끊길 위기도 감지됐다.

이에 따라 기존 연구물에 대해 젠더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앞으로도 젠더적 시각을 반영한 여성연구 방향을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기초 연구부터 중장기 연구까지 아우르는 기본계획 수립 및 국내 여성연구와 연동한 통합·종합적 연구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연구 분야를 확장·융합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자료 구축과 콘텐츠화, '제주여성역사문화연구센터' 등 허브 역할을 맡을 연구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구집은 도내·외 여성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3차례 대면·서면 면접조사한 결과도 수록했다.

참여한 전문가들도 제주여성역사문화연구센터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주 여성의 삶에 대한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여성연구자 네트워크를 연결·지원하는 허브역할, 지속적 예산확보를 위해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앞으로 제주여성연구의 영역과 주제에 대해 △제주여성 문화유산 발굴 △지역사에서 여성 재조명 △바깥과의 관계속에서의 제주여성 △정책에서의 여성 등을 제안했다.

또 여성 연구 활성화를 위한 추진체계로 도내 대학 여성학 과정 운영, 신진연구자 논문 지원, 여성관련 도서 출판, 문화예술 작품 지원, 여성연구 조직기반 조성을 꼽았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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