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 프라이빗타운 조성사업 조감도(자료사진).

라온 프라이빗타운 환경영향평가 이행상항 조사결과 9그루 남아
제주도 '경미한 사항' 판단 대체수종 식재 권고…무시해도 그만

관광지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따라 사업자가 곰솔 2000여 그루를 이식했지만 10년 만에 고사,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라온레저개발㈜는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산 149-6번지 일원 78만5147㎡ 부지에 총사업비 4000억원을 투자해 연립형·숙박형·단독형 콘도 990여 세대와 골프장, 오락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춘 '라온 프라이빗 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라온레저개발㈜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현재 1·2단계 공사를 끝내고, 오락시설 등을 조성하는 3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온레저개발㈜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따라 훼손될 우려가 있는 식생 중 생육상태가 양호한 곰솔 2060그루를 사업부지내 녹지대, 원형보전지내 경작지, 커뮤니티센터, 식생분포가 빈약한 지역 등에 이식했다.

사업부지에 포함된 우량수목을 무조건 베어내는 것보다 옮겨 심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제주도가 지난해 3~10월 제주도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결과 9그루를 제외한 2051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식한 곰솔 중 0.47%만 생육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는 '경미한 사항'으로 판단해 대체수종을 이식하라고만 권고하는데 그쳤다. 사업자가 대체수종 이식을 무시하더라도 그 이상의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결국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따라 수목을 이식했지만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돼 고사했지만 행정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목을 이식할 경우 고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따라 수목을 이식한 후 준공을 받은 후에는 고사해도 행정에서 대체수종 식재를 권고할 수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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