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성배씨를 찾아가 면담하는 안동우 부지사.

안동우 부지사 "불법천막 철거·연좌농성 해제부터" 제시
김경배씨, 기본계획 수립 중단·재조사 검토위 연장 우선

제주도와 제2공항 반대 농성측과 만나 원희룡 지사와 김경배씨의 면담을 놓고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9일 오후 김씨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막을 찾아 인도에 불법으로 설치된 천막 철거 단식 중단, 도청 현관 입구 연좌농성 해제를 지사와의 면담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7일 김씨가 원 지사와의 '조건 없는 공개면담'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김씨는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절차 중단과 제주도의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 건의가 있을 때까지 단식을 풀지 않을 것이라며 제주도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김씨는 "타당성 재조사 용역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검토위원회가 강제 종료된 상황에서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원 지사가 중단시켜야 하는 게 맞다"며 "도에서는 검토위에서 배제됐다며 책임이 없다고 하고 있는데, 2017년 11월에 성산읍대책위와 원 지사간 합의 문항에 보면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가 기본계획을 구속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경배씨의 도지사 면담 요구가 국토부에 조속히 검토위원회 재개를 강력히 요청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도지사에게 요구하는 등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을 전제하고 강요하는 것이라면 단순한 면담요구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도는 김씨가 요구하는 면담을 수용할 수 있지만, 도지사가 면담에 응할 경우 단식농성을 풀고 불법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지사와의 면담을 조건으로 하는 단식이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조건을 내세우며 시위를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면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표명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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