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중고령층의 노후가 불안하다. 절반 이상이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못한 탓이다.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제주 중고령층의 인생 2막이 결코 녹녹하지 않다. 

제주도가 발표한 '2018 제주도민 일자리인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50~74세 중고령층의 52%가 앞으로 노후를 준비할 계획이거나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노후에 대한 대책이 없는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특히 장년층(50~64세)의 상황은 예전보다 더욱 나빠지고 있다. 장년층의 52.3%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지난 2015년 실태조사 때(46.7%)보다 5.6%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도내 중고령층의 노후 준비가 열악한 것은 당장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 현실 때문이다. 무엇보다 임금 소득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보니 생활비 마련도 빠듯하다. 그런 가운데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 양육과 교육에 결혼까지 시키다보면 정작 자신의 노후는 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기는커녕 빚만 쌓이지 않아도 다행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장년층의 72.9%가 '소득이 적어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제주는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2026년이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명도 갈수록 길어지면서 은퇴 후에도 오랜기간 생활비가 있어야 한다. 노후에 소득이 없으면 빈곤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준비 없는 장수시대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노인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인 일자리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노인수당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복지 안전망도 보다 촘촘히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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