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원희룡 지사-김경배씨 면담…서로 입장만 '확인'
"기본계획 용역 중단 요구"vs"국토부측 내용 알아야"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 관련 서로 "사과하라" 요구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외치며 24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경배씨의 면담이 11일 성사됐다. 하지만 서로 입장만 확인하는데 그치며 갈등 해결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날 면담자리에서 김경배씨는 원희룡 도지사에게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과 기본계획 수립 중단을 요청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씨는 "제주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다시 단식에 돌입하게 됐다"며 "국토부가 검토위를 구성해 진행하다 일방적으로 깨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와중에 지사님은 책임을 다하고 있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국토부에 정확한 관련 자료와 그 동안의 결과, 상황에 대해 제주도에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가급적 제주도에 와서 설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제2공항 반대측 주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린 후 발표할 계획이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이어 김씨는 "검토위 전 회의에 도 소속 공무원이 한 번도 안 빠지고 참관했다"며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알고 있는 상황인데도 모르는 척, 국토부에 문의해 조치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한 "검토위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계획이 발주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불공정한 것이니 제주도가 문제 제기를 하고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의 2개월 연장 거부 등 검토위 활동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점이 있어 현재 국토부 측의 설명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양측 입장을 충분히 듣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7일 단행된 천막농성장 강제철거와 관련한 의견도 오고 갔다.

김씨는 "천막 안에 사람이 있었는데도 철거를 강행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인권을 그렇게 깔아뭉갤 수 있나. 재발방지 대책과 인권유린 등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원 지사는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있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자유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도를 점거하고 행정에서 발부한 계고장과 대집행에 대해서도 무시하는 등 도민들에게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김경배씨 천막을 방문해 "제주 제2공항 검토위가 투명하게 재개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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