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공연기획자·논설위원

지난해 공연예술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서울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국립극장, LG아트센터 등의 주요극장 중심으로 경쟁이라도 하듯 다양하고도 글로벌한 대작 공연들이 쏟아졌다.

브랜드 공연장의 수준높은 프로젝트

특히 지난해는 서울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과 세종문화회관 4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지난 11월 공연은 그야말로 빅매치를 방불케했다. 

서울예술의전당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과 세종문화회관의 발레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돈키호테'가 그것이다. 니벨룽의반지 4부작은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한국과 독일 합작 프로젝트로 독일출신의 거장 아힘프라이어가 연출을 맡아 독특한 해석을 보여줬다. 더불어 제작자이자 그의 부인인 에스더리는 지난 2007년부터 작품을 구상했다. 참고로 여기에는 제주출신의 메조소프라노 김지선도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한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볼쇼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과 오케스트라의 명작발레 '돈키호테' 내한공연이 개최됐다. 4일간 1만2000석 전석매진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찾은 관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놓았다. 특히 동양인 최초의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의 점프와 연기는 3000명의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복합문화공간의 다양한 프로그램

서울예술의전당은 콘서트홀 중심의 클래식, 오페라하우스와 토월극장의 오페라와 연극, 한가람미술관과 서예박물관에서의 전시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싹온스크린과  영재아카데미, 다양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타 복합문화공간의 좋은 샘플이다. 공연을 보면 1월 '빈필앙상블 신년음악회'가 국내투어 시작공연으로 조기 매진됐다. 4월에는 30주년을 맞이하는 교향악축제가 개최된다. 여기에는 제주교향악단도 참가 예정으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2019 신년음악회'가,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요엘 레비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의 신년음악회가 개최됐다. 

제주아트센터에서도 지난해 조수미, 뉴욕필 현악사중주, 러시아국립발레단 제주공연 등 최고수준의 공연으로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2019 신년음악회인 빈필앙상블 공연도 전석 매진되어 제주의 고급화되고 있는 문화흐름도 감지할 수 있다. 

시민과 예술가 중심의 복합문화공간  

뉴욕 링컨센터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유수의 복합문화공간에서는 공연, 전시, 교육, 국제컨퍼런스 등 교육과 회의, 공연과 전시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의 공연장에서는 오페라와 발레 같은 정통 고급 공연예술 중심으로 기획제작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의 복합문화공간에서는 문화예술교육과 다양한 기획공연 중심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반면 2013년 대구시민회관을 리노베이션 한 대구콘서트하우스와 경남지역 첫 클래식 전용공연장인 통영국제음악당과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클래식 전용극장으로 상주단체 또는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 등 공립예술단과의 협업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에도 다양한 문화공간이 운영되고 있으나 공연, 전시, 교육과 아카데미, 국제회의 등이 복합적으로 기획 운영되는 곳은 전무하다. 그 원인은 전문기획자와 교육코디네이터 등의 전문인력과 교육시설 및 시민을 위한 카페나 식당 등 편의시설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제주의 문화공간이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시설확대를 통한 시민과 예술가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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