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설계]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각종 문화예술 및 기념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정신없이 보낸 한 해였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4·3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도 배·보상과 정명문제가 선결되어야 하고 4·3정신의 미래계승 작업 또한 지속되어야 한다. 

1994년 창립선언문에 '자주통일의 꿈을 이루려 했던 4·3민중항쟁 정신을 예술창작과 실천 속에서 보듬어 안아 역사의 연표위에 자랑스럽게 기록되도록 할 것이며 제주 공동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천명했던 제주민예총의 초심을 되새기며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한다.

이와 함께 탐라의 왕이 몸소 밭갈이 즉, 친경적전(親耕籍田) 의식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풍년을 기원했던 탐라국입춘굿의 내실화에도 노력할 것이다. 호장으로 대표되는 지역주민 대표와 관아, 그리고 심방과 기생들까지 어우러진 민관 협치(協治)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주는 원도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사회적 갈등으로 대두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과 과잉관광의 결과물, 즉 생태계 및 지역공동체의 붕괴에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대응해 건강한 민족문화, 올바른 지역문화 건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의 제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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