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원희룡 도정이 지난 9일 단행한 올 상반기 정기인사가 행정시를 홀대, 주민밀착 서비스를 약화시키고 있다. 도본청이 2개 행정시와의 '1대1' 인사교류 원칙을 무시한 결과 제주시·서귀포시의 인력 부족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 도정이 행정시의 숙련된 인력을 도본청으로 빼가자 "인사 망신'이라는 호된 비판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도본청은 4급 이상 간부공무원 22명 등 103명이 '승진잔치'를 누렸다. 하지만 도본청은 인사명령을 통해 2개 행정시 공무원 57명을 강제로 영입하면서도 행정시에는 자신들의 소속 공무원 29명만을 배정해 1대1 인사교류 원칙을 무너뜨렸다. 게다가 도본청은 행정시에서 신규 채용후 업무능력을 키운 공무원을 차출함으로써 행정시의 업무공백 및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도본청이 인사교류 원칙을 무시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10일 논평에서 "도본청은 잔칫집, 행정시는 초상집"이라고 질타했다. 도본청이 행정시와의 1대1 인사 교류원칙을 철저히 무너뜨림으로써 행정시 권한 강화가 공염불에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도본청에는 행정시의 숙련된 6~7급이 충원된 반면 행정시는 또다시 빈 자리에 9급 공무원을 배치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공무원 노조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도본청의 인사행태는 행정시 공무원과 주민을 무시하는 갑질행위와 다르지 않다. 겉으로는 행정시 권한 강화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행정시를 무시하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은 결과 주민밀착서비스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행정시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를 위해서는 비대해진 도 본청의 조직을 슬림화하되, 남는 인력을 행정시와 읍면동에 재배치하는 실질적인 권한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처럼 행정시를 무시하면 도정 불신만 깊어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