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박원배 연구위원 "적정규모 적용 때 농업용수 50% 이상 대체"

수자원 보전·관리를 위해 도입한 빗물 이용시설을 활용하기보다는 설치에 치중하면서 70% 이상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특성에 맞춰 적정 규모로 시설할 경우 농업용수의 50% 이상을 빗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연구원 박원배 선임연구위원은 14일 '빗물이용시설 적정 규모 산정 방안' 연구를 통해 농업용수의 지하수 의존도 저감을 통한 제주 수자원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하수 관리 차원에서 빗물이용시설 지원을 확대해 현재 1116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시설 규모가 100~150㎥로 작아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경우 대부분이 바다로 흘러가는 실정이다. 실제 2017년 기준 빗물 이용률은 전체 수자원의 3%에 불과했다.

빗물이용시설 분포가 가장 높은 남원읍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 23개 시설에 모아진 총 강수량은 72만2186㎥인데 반해 농업용수로 이용된 빗물은 7만3138㎥로 26.9%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19만6402㎥(73.1%)는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빗물이용시설 규모가 이용량과 정비례하는 점을 감안해 대용량 빗물이용시설 적정 규모를 산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의귀지역은 5800㎥,위미지역은 4900㎥ 규모의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할 경우 연간 10만341㎥과 8만2479㎥ 정도의 빗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농업용수 이용량의 52.8%(의귀), 19.7%(위미)로 기존 빗물이용률 20.6%(의귀), 9.3%(위미)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를 남원읍 외에 서귀포 동지역에 적용하고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과 연계할 때 공공 농업용 지하수 33곳을 추가로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빗물이용시설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농업용수의 65∼92%를 빗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