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고수선 전기·학술세미나 등 조명
독립운동 등 활동 비해 자료 많지 않아

최정숙, 고수선, 강평국, 김시숙, 현호옥, 이갑문, 이경선, 김진현…. 일제강점기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직까지도 이들에 대한 조명작업은 다소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제주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는 1998년 제주문화원 발간 「제주여인상」, 2005년 제주도·제주도여성특별위원회 「시대를 앞서간 제주여성」, 2011년 제주발전연구원 「제주여성사Ⅱ」 등이 있다. 그나마 최정숙·고수선 지사를 제외하면 여성독립운동가에 관한 전기나 단행본이 발간된 사례도 드물다.

제주도 초대 교육감을 지냈던 최정숙 지사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일은 교육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성학원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최정숙의 일생을 다룬 전기 「(수도자의 삶을 살다간 독립운동가 제주교육의 선구자) 최정숙」(박재형 글)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3·1만세 운동에 참가해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이자 박애 정신을 실천한 의사, 후세교육에 헌신한 교육자의 삶을 정리해놓았다. 또 제주교육박물관에서도 2016년 위인전 「(제주항일독립운동가, 제주여성교육자) 최정숙」(박재형 글, 고용완 그림)을 펴낸 바 있다.

최정숙 지사의 모교이자 교장을 지냈던 신성학원총동문회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8년 최정숙학술세미나를 통해 최정숙 지사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2016년 서울에서 '제주 신성의 딸 강평국·고수선·최정숙 독립운동의 길 따라걷다' 행사를, 제주에서도 최정숙기념사업단 주관으로 '애국지사 최정숙선생의 교육의 길 따라 걷다' 행사를 진행했다. 또 2017년 발족한 비영리단체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이 주축이 돼 지난해 8월 아프리카 부룬디에 '최정숙여자고등학교'를 설립했다.

제주도 최초의 여의사였고, 처음으로 여성단체를 결성했으며, 현대정치에 도전한 최초의 여성이었던 우인(又忍) 고수선 지사의 생애를 다룬 평전 「(미래를 걸었던 거인) 운주당 할망」(문소연 저)도 지난해 말 발간됐다. 제주학연구센터·고수선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평전에는 가파도에서 출생에서부터 신성여학교 1회 졸업생이던 학창시절,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시설의 독립운동과 의학공부, 광복이후 제주에서의 활발했던 사회활동과 노년에 이르기까지 고수선 지사의 전 생애를 담았다. 2018년은 고수선 지사가 세상을 떠난지 30년이 되는 해이며 평전 발간은 그의 활동 무대가 되었던 운주당터 복원을 앞두고 진행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고수선 지사의 활동과 업적에 비해 자료가 많지 않아 생애를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또 고수선 지사의 투옥됐던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1980년에 비로소 독립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어찌보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위한 필수 조건이다.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았다. 조국을 위해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것은 후세들의 몫이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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