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의사·의료자문위원

탈구는 관절부위에 있는 뼈가 정상적인 위치에서 어긋나는 것을 말하고 흔히 '뼈가 빠졌다'라고 표현한다. 심한 외력이나 외상으로 다쳐서 발생하는 '외상성 탈구'가 대부분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관절형성의 결함으로 생기는 선천성 탈구, 관절의 염증이나 종양 등 질병의 결과로 나타나는 병리적 탈구도 있다. 외상성 탈구의 발생 빈도는 뼈가 부러지는 골절에 비해 1/10 정도다.

한 번 발생한 탈구는 관절이 느슨해지면서 다시 빠질 수 있다. 이를 '재발성 탈구'라고 하고 재발이 반복되다 보면 약간의 힘이나 자세 변화로도 탈구가 발생할 수 있는 '습관성 탈구', 더 심하면 자기 의사로 탈구를 일으킬 수 있는 '수의적 탈구'가 발생하기도 한다.

습관성 탈구가 자주 생길 수 있는 부위는 연령대별로 다르다. 아이들은 팔꿈치, 성인에서는 어깨관절에서 흔히 나타난다. 소아의 팔꿈치 탈구는 요골두라는 뼈가 감싸고 있는 인대에서 부분적으로 빠지는 상태다. 아이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을 뿐인데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고 팔을 움직이지 못한다. 빠진 팔은 쉽게 정복해 치료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빨리 알아채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구된 상태로 지속되면 원래 위치로 맞추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자주 빠질 수 있다.

한편 성인의 어깨 탈구는 전체 외상성 탈구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신체 관절 중 재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관절이다. 탈구 시 나이가 젊을수록 재발률은 증가한다. 따라서 어깨관절 탈구는 특히 처음 빠졌을 때 신속 정확하게 정복해야 하고, 이후 고정 치료나 근력강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 번 이상 어깨 탈구가 발생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관절 주변을 감싸는 물렁뼈로 된 관절와순이 찢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수술적 치료도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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