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북한 방문은 화해협력시대에 많은 의의와 성과를 남겼다. 남북이 직접 만나 한 민족임을 느끼면서 화해협력과 통일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감귤 보내기 운동과 교류활동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이번 방북은 단순한 대북 지원사업을 넘어서 자주적 평화통일 완성이라는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디딤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강영석 제주도민 방북단장은 16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방북이 북한체제와 주민들의 삶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 북한동포돕기 운동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은 전국체전시 체육교류와 북한지역 고인돌 취재에 관한 구체적 일정을 통보해주기로 합의하는 등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방북단이 밝힌 것처럼 이번 도민 방북은 시·도 차원 교류로는 유래없는 최대 규모인 데다 제주와 평양간 직항로가 열려 남북교류역사에 큰 의미를 주고있다.

도민들은 평양시민들을 만나 대화하며 한 민족임을 가슴으로 느끼고 대북 교류에 있어서 ‘퍼주기 사업’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게 됐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일부 기관과 단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남북협력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제주가 남북화해 협력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인식시켜 제주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방북은 남북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새로운 준비와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과제로 남겼다.

북한에 대한 지원사업이 단순 퍼주기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인 남북간 화해 협력과 반세기 염원인 자주적 통일의 시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2000년 남과 북 정상이 합의한 6·15 공동 선언 내용처럼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감귤보내기 운동을 비롯한 교류활동이 단순한 물질적 지원수준이나 우리측 체제 우월성을 내세우는 도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운동본부가 남북협력에 악영향을 이유로 아리랑축전참가를 거부한 것도 교류활성화와 상호 체제인정을 통한 낮은 단계 연방제식 통일을 추구하는 남북공동선언 내용을 볼 때 지나친 몸사리기라는 지적이 있다.

또 방문단 선정에 있어 제주지역 사회에 적잖이 공헌한 재일동포들이 배제돼 논란이 이는 등 방문단 선정절차와 기준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부 방문객들이 북한 사회체제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으로 다소 문제가 발생한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방북기간 일부 방문객들은 지나친 음주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는가하면 한 방문객은 돌을 갖고 들어오다 세관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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