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스코틀랜드를 대파하고 월드컵본선에서의 호성적을 기대케 했다. 한국은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벌어진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강화된 체력을 바탕으로 시종 상대를 압도하고 후반 교체 투입된 안정환이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데 힘입어 4-1로 완벽한 승리를 엮어냈다.

한국은 본선 첫 상대인 폴란드와 유사한 힘과 높이의 축구를 구사하는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기분좋은 승리를 따내면서 탄탄해진 전력을 과시, 월드컵 본선 사상 첫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이로써 한국은 올들어 열린 12차례 경기에서 4승 4무 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상대의 프리킥 세트플레이에 어이없게 실점, 지난 3월 유럽전지훈련 당시 튀니지전 이후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다.

파워 프로그램을 통해 강화된 체력과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이 빛난 한판이었다.

허벅지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설기현 대신 황선홍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한국은 이천수와 박지성이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좌우 측면을 돌파,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3분만에 아크 정면에서 박지성이 날린 20m 기습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몇 차례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상대 골문을 두드리다 전반 14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부근 수비진영에서 유상철이 상대 수비벽을 넘겨 이천수에게 스루패스하자 볼을 받은 이천수가 골지역까지 치고 들어가 최종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절묘하게 제친 뒤 넘어지며 왼발슛, 골을 결정지었다.

이천수는 바로 앞선 플레이에서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하고도 부정확한 센터링으로 기회를 날려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귀중한 선제골로 체면을 세웠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은 뒤 강약 리듬을 조절해 가면서 이천수와 송종국을 활용, 오른쪽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삼아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서면서 황선홍 대신 안정환, 최진철 대신 이민성을 기용했고 두번째 골은 바로 교체 투입된 안정환의 발에서 나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안정환은 슈팅 기회를 노리며 왼쪽까지 횡으로 치고 들어가다 방향을 180도 바꾼 뒤 아크 왼쪽에서 한 템포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때렸다.

후반 19분 홍명보를 대신해 투입된 윤정환은 그라운드에 발을 디딘지 2분만에 안정환이 찔러준 패스를 아크 오른쪽에서 논스톱으로 오른발 슛, 세번째 골을 기록했다.

그동안 서로를 제쳐야 하는 라이벌 관계였던 두 ‘정환’의 콤비 플레이는 또 다시 골을 엮어냈다.

후반 41분 이을용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이 윤정환과 1:1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지역으로 침투한 다음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토 킥으로 추가 골을 기록한 것.

김태영-홍명보-최진철(후반 이민성)이 선발라인을 구성한 수비진은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보였으나 홍명보가 빠지고 유상철이 그 자리에 들어서면서 다소 흐트러졌다.

한국 수비진은 결국 후반 28분 스코틀랜드에 프리킥 세트플레이로 실점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날아온 프리킥을 상대 공격수가 무인지경으로 헤딩슛을 허용한 것.

한국 대표팀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뒤 다시 제주로 이동, 오는 21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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