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연휴가 폐지된것은 지난 99년부터다. 정부는 1월 1일∼2일로 제정된 연휴를 없애고 1일 하루만 쉬는것으로 결정했다. 99년 새해가 열리기 불과 1개월전 '2중과세폐지'의견이 국무회의에서 모아져 전격적으로 단행된 일이다.

이런탓에 작년 관공서를 비롯한 각급기관 시무식은 거의 2일에 치러졌다. 정부의 갑작스런 방침선회에 보조를 맞췄으나 새해 첫날 근무분위기는 시무식장의 다짐과는 사뭇 달랐다. 토요일인데다 징검다리 연휴를 낳아 대부분은 일손을 놓고 시간을 떼운게 사실이다.
올해도 1일 첫날만 쉬는날이 되지않았다. 2일이 마침 일요일이어서 이틀연휴가 만들어진탓이다. 이러니 신정연휴가 사라진 분위기는 아직 제대로 느껴보지못한셈이다. 내년 1일 역시 전날 일요일과 맞물려 탈(脫)연휴는 2002년에야 이뤄질 모양이다.

정부가 신정연휴를 없앤데는 나름대로의 해석이 가능하다. '음력설'에다 무게를 실어준것이나 마찬가지다. 양력설은 연휴였고 음력설엔 하루쉬던 그 어느때와는 거꾸로다. 신정연휴폐지로 적지않은 세월동안 양력설을 쇠던 가정들이 음력설로 돌아선데도 이런 배경이 컸다.
새천년들어 처음맞는 설연휴가 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다.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민족대이동'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귀향대열은 다시 장관을 이룰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설연휴동안 귀성인파를 비롯 2천7백여만명이 이동할것으로 점치고있다. 올해 귀성객들의 표정은 IMF이후 두번이나 대했던 설에 비하면 활기찬 모습이라한다. 직장근로자들의 상여금과 떡값이 경기회복세에 힙입어 되살아난것에서도 알수있다. 선물주문과 배달로 유통업체의 일손이 달릴정도라니 괜찮다는 생각이 안드는게 아니다.
하지만 설날이 부담스런 사람들도 우리주변에 적지않다. 대규모 실직과 조기명퇴, 경기침체에 휩쓸려 아직도 헤어나지못한 이웃들을 말한다. 이들한테는 고향과 가족을 만나러가는 길이 설레임으로 절반, 두려움 절반으로 차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마을길에 "설날 고향찾은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타향살이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고향냄새를 맡는 귀성객들한테는 포근한 한마디가 아닐수없다. 귀향행렬을 다시 떠올리면서 가족과 고향이 영원한 안식처임을 새삼 되새기게된다. <백승훈·기획관리실장><<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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