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외국인주민 수 249% 급증…전국에서 4번째로 높아
폭력 경험 19.7%·배우자 80.1%…절반은 그냥 참아
도움기관 인지여부 19.2% 몰라…홍보 등 대책 절실

최근 제주지역 외국인주민·다문화가족 학생 등이 급증하고 있지만 가정폭력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의뢰해 수립한 '제주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및 제3차 다문화가족 지원기본계획'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주민 수는 지난 2010년 7348명에서 2017년 2만5646명으로 1만8298명(249%)이 늘었다.

주민등록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4.0%로 급증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청남도(4.8%), 경기도(4.7%), 서울시(4.2%)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다문화가족 학생의 경우 역시 지난 2015년 967명에서 지난해 4월 기준 1760명으로 82.0%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제주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결혼이민자 10명 가운데 2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민자 7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정에서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가 146명(19.7%)이었으며 경험한 폭력의 유형으로는 '물건을 집어던졌다' 9.4%, '모욕하거나 욕을 했다' 8.7%, '손바닥으로 뺨이나 몸을 때렸다' 4.2%의 순이었다.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배우자'가 80.1%로 가장 많았고 '본인'이 13%, '배우자 가족 및 친척'이 8.2%로 뒤를 이었다.

특히 폭력에 대한 대처 방식을 묻는 질문에서는 '그냥 참고 있었다'가 45.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가정폭력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인지여부에는 19.2%가 '모른다'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3차 다문화가족 지원기본계획'에 △폭력피해 이주여성 상담 통역 지원 확대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확대·운영 △보호시설 퇴소자 자립정착금 지원 등을 제안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관계자는 "폭력의 정도는 심하지 않지만 발생 비율이 높고 대처방식이 미흡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폭력예방 교육과 함께 적극적인 신고와 전문기관에 알리는 것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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