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 가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출하 초기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기대감이 높았던 노지감귤이 한달여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데 이어 최근 출하되고 있는 만감류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설 대목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체 오르지 않으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 등에 따르면 2018년산 노지감귤 평균경락가격은 지난 24일 1만5200원, 25일 1만4900원, 26일 1만4900원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만7800원대였던 2017년산보다 3000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만감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라봉 1만1496원, 천혜향 1만5128원, 레드향은 1만7518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4%에서 많게는 14%까지 떨어졌다.

설 특수도 실종됐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올해 설 연휴 열흘 전 노지감귤 평균경락가격은 1만49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600원, 2017년 1만8500원, 2016년 1만6400원 등에 비하면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가격대다.

감귤가격 하락은 경쟁과일 증가와 경기침체 등에 따른 소비위축 영향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연간 감귤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 최근 10년간 1.2㎏ 줄었다. 여기에 2018년산 노지감귤은 크기가 아닌 당도 위주로 출하되고 있는데 품질이 낮은 대과가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감귤가격 부진에 농가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당장 농약대금 등 경영비를 어떻게 감당할 지 걱정이다. 그런데도 행정당국은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감귤가격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가 스스로도 대과나 미숙과 출하를 자제하고 잘 익고 맛있는 고품질 감귤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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