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앞두고 오일시장 모처럼 북적북적
하지만 지갑은 안 열려…필요한 양만 구입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9일 서귀포시 향토민속오일장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머리가 희긋한 어르신부터 아이를 등에 업은 새댁과 손을 맞잡은 연인까지 오일시장을 찾으면서 말 그대로 '시장통'이다.

하지만 서귀포오일시장에서 수십년 동안 채소며 생선, 과일 등을 팔고 있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미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강모 할머니는 "오일장이 열리는 날은 시장 구경하러 나온다"며 "설 명절을 준비해야 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채소를 팔고 있는 김옥선씨(70)는 "올해는 채소를 찾는 사람도, 주문도 거의 없다"며 "배추 등은 작년보다 40%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래도 명절을 앞둔 오일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

경기 한파 등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얄팍해진 지갑 사정으로 물건 값을 깎으려는 손님과 흥정을 벌이던 상인은 몇천원 덜 받고 과일 하나를 덤으로 얹어준다.

과일을 파는 강모씨(65)는 "올해는 과일 가격이 많이 올라 찾는 손님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설 차례상에 올릴 사과와 배 등 일부 상품만 소량으로 팔리고 있지만 덤으로 정을 나누는 시장의 정취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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