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6개월째 ‘경기둔화’지속…글로벌 금융 위기 수준 찬바람
세월호 충격·메르스 사태 보다 더 위축, 자금난 ‘폭탄’도

제주지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힘들다'는 하소연이 그냥 하는 넋두리가 아니라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7월 이후 체감경기 위축 분위기가 이어지며 1월 전체 업황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3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최저치다.

BSI란 기업인의 현재 경기수준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초과하면 긍정, 밑돌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1월 제주 지역 업황BSI는 전국 업황BSI 69와 비교해서 16포인트나 낮아 극심한 경기 몸살 증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제조업 업황BSI가 85로 전국(67)대비 호황세를 보인 것과 달리 제주 주력사업이 포진한 비제조업 업황BSI는 51로 전국(71)대비 20포인트나 낮았다.

관광·건설 등 비제조업의 1월 업황BSI는 글로벌 위기 한파가 극심했던 2009년 3월(51) 수준까지 내려갔다. 현재 경기둔화 장기화는 세월호 사고 충격에 원화강세가 겹치며 소비 절벽 위기를 겪었던 2014년은 물론 메르스 사태(2015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여파(2016년) 후 최장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비제조업의 경우 매출BSI와 채산성BSI가 전달 수준을 유지했지만 자금사정이 나빠지는 등 후폭풍이 클 것으로 우려됐다. 1월 비제조업 자금사정BSI는 66으로 폭염 후유증을 앓았던 9월(67) 수준까지 떨어졌다. 11월 77까지 끌어올렸던 사정을 감안하면 체감 자금난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인력난·인건비 상승(22.2%)은 물론이고 경쟁심화(15.8%), 내수부진(15.0%)으로 힘든 사정은 여전했지만 덜해졌다고 느꼈다. 대신 자금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12월 7.5%에서 올 1월 8.1%로 늘었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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