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가격급등 피로감 등 복합…이상 전조 잇따라
실제 거래가격 초강세…평균 주택 매매가 첫 '3억원대'
단독 제외 아파트·다세대 등 약세, 자금 융통 한계 반영

제주 주택시장에 이상 기류가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가격 급등 피로감 등으로 해석하기에는 전조가 심상치 않다. 신구간 효과는 사라진지 오래인데다 거래 절벽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가늠하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집값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등 집 없는 설움을 키웠다.


△'신구간 효과' 실종
한국감정원의 '1월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지역 주택매매가격 지수가 전달 대비 0.19%p 하락했다. 제주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전달대비 0.04%p 떨어지며 시장 위축 우려를 샀지만 9월 0.20%로 가볍게 반등하며 탄력을 이어갔다. 1월 역시 전달 대비 하락세를 탔지만 상승 흐름은 여전한 상황이다.

아파트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2.9%p 하락했다. 아파트 지수 하락세는 5년 만에 처음이다. 다세대·연립도 같은 기준으로 2.0%p 떨어지며 두 지표 모두 100(2017년 11월 기준, 아파트 96.9·다세대연립 98)을 밑돌았다. 반면 단독주택은 지난해 1월 101이던 지수가 연말 105.6까지 오르는 등 4.6%p 상승했다.

신구간 이전 2개월 사이 집값이 일제 강세를 보이는 '신구간 효과'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수대로라면 주택 매매 수요가 많아야 하지만 사실상 '거래 절벽'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의 1월 제주지역입주경기실사지수(HOSI·전망)는 57.1로 신구간을 염두에 뒀던 지난해 11월 71.4, 12월 76.1에 비해 낙폭이 컸다. 

KB부동산통계정보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26일 기준 매수우위지수가 50을 찍었던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지난달 21일 17.6까지 떨어졌다. 폭염 등으로 거래가 끊겼던 지난해 7·8월 수준이다. 지난해 말 90.0까지 내려갔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중순 126.1로 반등했다. 하지만 실제 매매지수나 전세 거래 지수는 한 자리 대를 면치 못했다.

△ 가격 강세…주거 부담 부쩍
전체 시장 분위기는 집값 하락 기대를 반영한 하락세로 보기도 힘들다.

1월 기준 제주지역 평균주택 매매가격은 3억1401만3000원으로 관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평균 매매가격도 처음 3억원 대를 넘어섰다. 주택 가격이 역대급 강세를 보였던 2016년 1억9289만4000원을 기록한데 이어 매년 4000만원 이상 오른 결과다.

전세 역시 1억8708만10000원으로 전년 1억7286만4000원에서 1500만원 가까이 올랐다. 2017년 1372만5000원으로 최고를 찍었던 월세 보증금도 지난해 852만8000원으로 숨을 고른 뒤 올해 다시 965만8000원으로 상승했다. 평균 월세는 74만9000원으로 2017년 72만원보다 높았다. 제주 평균 월세 보증금 수준은 전국에서 서울(95만3000원), 세종(75만5000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집값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더 이상 주택 자금을 융통할 수 없게 된 상황까지 시장을 위축시켰다.

제주도의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를 보면 도내 가구의 41.4%는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마련'(37.8%)이 부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사업자금 마련(24.3%)에 이어 전월세 보증금 마련(9.8%)을 꼽았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구간 수요가 분산됐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부동산 시장 위기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며 "신규는 물론이고 전·월세 물량은 있는데 집값 부담까지 커졌다. 관망세로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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