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등학교의 돌봄교실 특별프로그램이 일방적으로 폐지돼 논란이다. 특별프로그램은 돌봄교실에서 1시간 정도를 외부강사를 초청해 창의미술, 놀이체육, 음악, 댄스, 보드게임 등 예체능 활동을 지원하는 예체능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지만 제주도교육청이 폐지를 결정하면서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듣지 않아 반발이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1일 초등돌봄교실에서 외부강사를 이용한 특별프로그램 운영을 지양하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냈다. 지난해 12월17일 '매일 1개 이상 또는 주 5회 범위에서 창의성 신장을 위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라'는 내용의 '2019학년도 초등돌봄교실 운영계획'을 발표한지 한달여만에 정책이 바뀐 것이다. 더욱이 돌봄전담사와 특별프로그램 강사, 학생, 학부모 의견 반영이 전혀 없었다니 제주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프로그램 폐지로 돌봄전담사 1명이 4~5시간 동안 한반에 25~27명의 돌봄교실 아이들을 도맡아야 한다. 아이들은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사라졌다. 돌봄의 질 저하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또 특별프로그램 강사 300여명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 돌봄전담사 분과는 특별프로그램 폐지 방침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뒤에 학교에서 장시간을 보내야 한다. 단순히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자칫 아침부터 등교한 아이들이 지겨워할 수 있다. 자습·숙제를 하거나 그냥 놀면서 시간을 때우기보다 다양한 놀이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 마당에 되레 아이들의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특별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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