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방학마다 반복되는 헌혈 절벽 대책없나

그래픽=김민정 수습기자

지난해 헌혈자수 전년보다 3540명 감소 반면 수혈량은 증가
헌혈 연령 비중 10~20대 60∼70%·30대 이상 30∼40% 차지

제주지역 헌혈자 60~70%가 10~20대에 편중돼 있어 여름·겨울방학철마다 혈액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도내 실 헌혈 참여율이 전국에 비해 높은 편이기는 하나 전체 헌혈자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시대 헌혈 참여 비중이 높은 10∼20대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중장년층 헌혈 참여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혈액 수급 어려움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의존도 높아
대한적십자사 제주도혈액원에 따르면 제주지역 헌혈자(헌혈가능연령 16~70세, 중복 포함) 수는 2016년 3만5806명에서 2017년 3만7804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3만4264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에 비해 헌혈자 수가 3540명이나 줄어든 반면 도내 병원에서 사용된 수혈용 혈액양은 2017년 5만8820유니트에서 지난해 6만1786유니트로 2966유니트 늘었다.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느는데 반해 헌혈자는 줄어든 상황으로, 도내 혈액 부족 사태를 방증하고 있다.

도내 헌혈자 연령 비중을 보면 60∼70%는 10~20대, 30∼40%는 30대 이상 중장년층이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10~20대 68.7%(2만4601명)·30대 이상 31.3%(1만1205명), 2017년 10~20대 63.9%(2만4174명)·30대 이상 36.1%(1만3630명), 지난해 10~20대 64.6%(2만2138명), 30대 이상 35.4%(1만2126명)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등학교·대학교 등 단체헌혈이 급감하는 여름·겨울방학기간에는 매년 혈액보유량 부족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장년층 참여 절실
제주의 경우 2017년 기준 헌혈가능인구(48만3084명) 가운데 실 헌혈자(중복 제외)는 2만1546명(10~20대 18%, 30대 이상 3.5%), 헌혈 참여는 3만7804건으로 집계됐다.

1인당 헌혈 참여는 1.75건(전국 1.80건)이다.

헌혈가능인구 대비 실참여율은 4.5%(전국 3.9%), 헌혈 참여는 7.8%(전국 7.4%)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30대 이상 헌혈 참여율(35.4%) 역시 전국 평균(31.6%)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전체 헌혈 참여율과 중장년층 참여율이 전국에 비해 높기는 하지만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도민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

육지부는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한 적정보유량이 '5일분'이지만 제주는 지리적 여건과 기상악화 등 위기상황을 감안, '10일분'을 안정적 혈액보유량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혈 참여가 특정 연령에 과도하게 집중된 만큼 제주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를 끌어올리는 대책이 시급하다.

대한적십자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제주를 포함해 수혈자 중 30대 이상이 95%인데 비해 헌혈자 중 30대 이상은 29%에 불과하다.

제주도혈액원 관계자는 "30대 이상이 대부분의 혈액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혈액은 10~20대의 헌혈로 채워지고 있다"며 "헌혈가능연령대가 줄고 있는 만큼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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