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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 재해'에 소비까지 뚝…제주 1차 산업 아슬아슬
고 미 기자
입력 2019-02-17 (일) 14:46:07 | 승인 2019-02-17 (일) 14:48:59 | 최종수정 2019-02-17 (일) 14:49:20

따뜻한 겨울 영향 생육·작황 호조, 경기 위축 만나 '처리난'
1차 산지폐기 양배추 반등 실패, 3월 출하 조생양파도 위기

"설마하고 기다렸다가 속만 다 탔다. 이번 2차 산지폐기로도 안 되면 다 엎자고 말은 했는데 비료 대금부터 상환해야 할 돈이 많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 제주 양배추 농가의 하소연이 깊어지고 있다.

눈 없는 따뜻한 겨울이 제주 1차 산업에는 재앙 수준인 까닭이다. 평년에 비해 온난한 기후가 제주 월동채소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물론 경기 둔화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며 후유증 우려를 커지고 있다.

17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주산지 농협 등에 따르면 제주 월동채소류가 최악의 겨울을 나고 있다. 월동채소 중 조수입 1위인 월동무가 1·2차 산지폐기로 간신히 영농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도매시장 경락 가격은 20㎏ 8700원이다. 평년 1만2000원과 비교해 편차는 있지만 안정권은 9000원대다.

당근도 하루 200t 안팎의 출하량을 유지하며 평년 수준(20㎏ 2만17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2만1000원대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폭염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감자만 20㎏ 4만5000원으로 평년(4만원)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달 전체 재배물량의 10% 수준인 9000t을 산지폐기한 양배추 가격은 8㎏ 2800원까지 떨어졌다. 12월 평균 4353원, 1월 3000원대보다 더 내려가면서 현재 2차 산지폐기 진행을 위한 접수를 마감한 상태다.

과잉생산 우려를 샀던 월동무를 제외하고는 현 상황이 난감할 뿐이다. 제주의 2018년산 양배추 재배면적은 2038㏊로 전년에 비해 2.0% 늘었다. 하지만 생육 기간 평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생산량이 22.6%나 늘며 처리난에 봉착했다.

'4월 본격 출하'를 앞둔 조생양파도 이미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작황이 좋아 평년에 비해 3.3㎡당 수확량이 20㎏로 평년 16㎏보다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평년에 비해 상품이 일찍 생산되면서 첫 출하시점이 평년보다 최소 10일 이상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적으로 중만생 양파 재고가 쌓여 있는데다 중국산 양파 수입 등으로 처리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2만1000t상당을 산지 폐기하는 계획을 논의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경제지주 등에서 잇따라 제주를 방문해 월동채소류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시장 격리 외에는 대책이 없는 상태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주요 도매시장 등에서도 왜 이렇게 물량이 나가지 않는지 걱정할 만큼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농업비용 상환 등 연관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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