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식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상근부회장

지난해 식품기부액이 35억원을 넘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식품기부액은 꾸준하게 성장해 사업시행 8년 만인 지난 2012년에 1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4년 만인 2016년에 20억원대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기부식품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대량 기부를 받지 못하고 냉동·냉장시설이 없어 육류와 어류를 기부 받지 못하는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기부식품 물류센터'가 문을 열면서 이런 문제들이 해소됐다.

마침내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에 더해 물류센터 운영으로 제주지역 식품나눔 사업의 확실한 진용이 갖춰졌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식품나눔 사업 종사자들의 처우여야 한다. 일부 공무원들의 인식도 그렇고 사회복지 현장에서조차 이들의 업무를 단순 업무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늘 안타깝다. 기부 받은 식품을 배분하는 일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그
한계다.

그들은 기부처 발굴과 관리, 기부식품 인수와 직접 배분, 기부식품의 재고 관리, 유통기한 전적기 배분, 각종 행정업무, 사업홍보와 자원봉사자 관리 등 1인 다역의 업무를 일상처럼 소화해 내고 있다. 장거리 차량운행과 식품 상·하차는 이미 기본 업무로 감내하고 있다.

이들 역시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들의 정신적·육체적 수고로움에 대한 관심과 인정은 인색하기만 하다. 이제 이들이 흘리는 땀을 함께 닦아줘야 할 때이다. 급여체계 개선은 물론 인력과 장비 지원 확대로 그들이 제주지역 식품나눔 사업 최일선 담당자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때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제주지역 식품기부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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