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9만3117명(14.2%)으로 전체 인구(65만7083명)의 14%를 넘으면서 고령화사회(노인 인구 비율 7%)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서귀포시의 경우 제주시보다 노령화가 더욱 심각하다. 제주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12.79%인 반면 서귀포시는 17.62%에 달한다. 지난해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인 노령화지수도 134.9로 85.9인 제주시를 훌쩍 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 이에 따른 요양·의료 서비스 수요도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서귀포지역은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을 위한 요양 인프라는 열악하기만 하다. 요양병원만 해도 그렇다. 현재 도내에는 제주의료원 부속 요양병원 등 모두 8곳(총 병상수 1256개)의 요양병원이 있지만 모두 제주시에 위치해 있다. 서귀포지역에는 단 한군데도 없는 상황이다. 

요양병원은 의사나 한의사 등 의료진을 두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다. 노인 돌봄을 위주로 하는 요양원과 달리 치료와 돌봄이 한곳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서귀포지역 노인들은 요양병원이 없다보니 노인성 질환 등으로 치료와 요양이 동시에 필요하면 제주시에 있는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시간·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귀포지역에 요양병원이 없는 것은 수익성 때문에 민간병원들이 개설을 꺼리는 이유가 크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공공 요양병원을 추진하는 것은 다행이다. 도는 2021년 개원을 목표로 100병상 규모의 서귀포의료원 부설 요양병원을 신축한다. 오는 4월부터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귀포지역 노인들이 요양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요양병원 개설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게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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