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적정 재고량 수준 웃돌아…농협 등 대대적 할인행사 진행
소과 시장 집입·3월 무관세 오렌지 등 변수, 가격 유지 한계 지적

노지감귤에 이어 만감류 처리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재고가 쌓이면서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도매시장 가격이 흔들리는 등 악순환만 거듭하고 있다.

20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이하 제주농협) 등에 따르면 만감류 대표 품목 중 한라봉과 천혜향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가장 상품성이 좋은 시기와 설 대목이 맞물린 레드향은 비교적 선전했지만 나머지 두 품목은 많게는 전체 생산 예산량의 절반 이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8년산 한라봉 생산예산량은 지난해 수준인 4만5000t 내외, 천혜향은 지난해(1만3000t)보다 15% 많은 1만5000t안팎으로 추산된다. 18일까지 주요 도매시장 등을 통해 처리한 한라봉은 1만1880t, 천혜향은 7501t이다. 직거래 판매 물량 등을 감안하더라도 재고량이 상당 수준에 이른다. 설 이후 적정 재고량을 웃도는 상태다.

생산·출하량이 늘어난 만큼 가격은 떨어졌다. 18일 주요 도매시장의 천혜향 3㎏ 평균 경락가격은 1만24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1만 8300원이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평균 경락가격 역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설 대목까지 있었지만 이달 들어 한라봉 3㎏ 평균 경락 가격은 9447원으로 1만원 지지선도 지키지 못했다. 출하 막바지인 노지감귤은 이달 들어 평균 1만3649원선을 유지 중이다.

제주농협 등이 나서 할인 판매 등 물량 처리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처리 미흡과 가격 하락 원인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을 꼽고 있지만 도매시장 등에서는 이미지 하락을 경계했다. 성급한 조기 출하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들어 소과 출하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도매 시장에서 많게는 50과 이상을 담은 한라봉·천혜향 10㎏상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달 1일부터 무관세로 국내 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도 간과하기 어렵다. 기후 영향으로 예년 수준보다 수입량이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가격 동향을 봤을 때 동반 하락 가능성도 농후하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만감류 특가 판매가 당장 물량을 소진하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도매시장 가격을 약화하는 요인이 된다"며 "철저한 상품 관리 없이는 예년 수준의 수익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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