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 차장

자승자박.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뜻으로, 한서(漢書) 유협전(遊俠傳)에 나오는 '자박'에서 유래한 말이다.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돼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앞선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당명을 갖기까지, 대한민국 거대 보수주의 정당이었던 당시 '새누리당'은 2012년 대선 승리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으로 집권여당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정권 탈환, 소속 의원들의 탈당과 복당, 그리고 분당 등의 험로를 걸었다.

그리고 당 스스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함'이라며 '개혁'을 앞세워 현재의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2년이 흐른 지금, 자유한국당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 다시 한번 부활을 꿈꾸는며 바닥친 신뢰도를 회복하고 당을 일으켜 세울 당 대표 선출에 분주하다.

이번 선거에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김진태 의원이 포함돼 관심이 집중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 때문이다.

역시 후보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tv토론회에서는 어김없이 박 전 대통령이 언급지만 2년 전과는 사뭇다른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차기 대선 후보로도 언급되는 황 후보는 "형사 사법 절차 진행중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며 "객관적 진실이 명확하지 상황에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와 활동 한 김 후보 역시 탄핵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지난 대구·경북 후보 연설회에서도 태극기 부대가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보수당이 가진 역사까지 부정할 수 없다.

집권여당을 견제할 제 1야당. 이를 지휘할 당 대표 후보만큼은 '새누리당'이 왜 역사속으로 사라져야 했는지, 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왜 여당자리를 내놔야 했는지, '자유한국당' 자체 역사를 돌이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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