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21일 도의회서 반대위 공동기자회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 재조사 검토위를 파행 종결시킨 것에 대해 성산읍지역반대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21일 오전 10시30분께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원 지사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 자리에 모인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국토부의 대변인으로 전락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규탄한다"며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국토부와 토건자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원 지사를 도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원 지사는 국토부가 제2공항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파행 종결시키고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한 지 두 달만에 담화를 발표했다"며 "그런데 발표된 담화에서 정치적 미사여구를 걷어내고 보면,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강행하고 있으니 빨리 따라가야 한다는 얘기뿐이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와 도민의 미래가 걸린 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려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인지, 국토부의 하수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원 지사는 '입지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의견을 존중해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했다'며 절차적으로 최선을 다한 것처럼 둘러댔다"며 "그러나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결된 것에 대해 원 지사는 다 알면서도 일언반구 함구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과 단체들은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렁이 담 넘듯 회피했다"며 "비겁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일침했다.

원 지사가 제주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이착륙 시간간격을 예를 들며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도민들을 겁박하고 기만하는 거짓과 환상의 이중주"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제주공항이 위험한 이유는 지난 10여 년 비행기 운항은 급증했는데 관제 시설과 장비가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어이없게도 제주공항 관제탑 신축과 관제장비 교체, 관측 장비 구입을 위해 올해 예산에 잡혀 있던 580억 원이 기재부에서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을 외치는 도지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말인가"라며 "그러고도 안전을 운운하는 게 가당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단체들은 "원 지사가 진정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이고자 한다면 도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라"고 비난했다.

또 "성산 제2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된 의혹들은 물론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항 확충의 필요성과 규모, 대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민들의 논의에 부쳐야 한다"며 "헌법적 수준의 분권과 자치가 헛구호가 아니라면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사안에서 제주도민의 뜻을 모아 당당하게 중앙정부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만탁 수산1리장은 "어제 담화문 발표는 우리 성산 피해지역 주민들의 아픔은 철저히 무시하고 배제된 발표였다"며 "어제의 내용은 피해지역 주민으로서 일체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힌다.

우리가 그간 요구해왔던 사실 확인은 완전히 무시한 도정에서 도민들의 알 권리를 막는다는 취지에 담화문을 발표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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