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논설위원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해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금년 6월말까지 예정되어 있는 계획 수립과정에 지역 상생방안에 대해 집중 검토할 예정이라 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기본계획 수립에 돌입한 국책사업인 제2공항건설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이미 발표된 국가정책이 뒤바뀌어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강정해군기지도 결국은 건설됐다.

이주 대책의 새로운 발상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지역에서 중요한 현안인 이주대책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다. 지금부터 제안하는 내용은 순전히 개인적인 아이디어이다.

이주예정자만이 아니라 토지주들도 함께 새로운 이주지를 마련하고, 그곳에 유럽풍의 쇼핑거리와 숙박도 할 수 있는 규모 있고 테마파크 같은 마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마을 중앙에는 분수대가 있는 광장과 노천카페가 있고 넓은 주차장도 따로 시설한다.

할 수만 있으면 쇼핑아울렛을 유치하여 상권을 형성하고 유럽형 음식이나 체험시설, 숙박객을 위한 휴양형 수영장도 있으면 좋겠다. 제주도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찾아봐야 하는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추진주체는 현재 타당성 조사에서 공항예정지에 편입된 건물·토지주 위주로 하며 기본계획 이후에 추가되는 토지주와 소음이주대상자가 있다면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

아산 탕정 명암마을이 있다. 탕정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이주민중 66가구가  이주자조합을 결성해 단체로 지중해마을을 만들었다. 하얀색을 주로 하는 지중해풍 3층 건물에 1층은 상가로 했다.

산토리니, 프로방스, 파르테논 등 3가지 유러피안 양식의 건축물을 참고했다고 한다. 꽤나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러나 주변에 현대식 고층 아파트와 한정된 규모로 유럽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담양 죽녹원 근처에 메타프로방스나 조천읍 스위스마을 같은 작은 규모도 있다. 일본 나가사키현 네덜란드마을은 아주 큰 테마파크이지만 부분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곳이며, 미에현에 시마 스페인마을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보상은 애를 써도 법률이 정한 감정가 등의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 그럼에도 최대한 감정가를 높여 받는 것으로 하고, 이주자와 토지주 중 희망자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어 새로 옮길 이주지를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다. 제2공항과 멀지 않는 목장 같은 넓은 토지의 일부를 저렴하게 확보해서, 진입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토지 용도를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변경해 주도록 국토부와 제주도에 요청하는 것이다.

이주단지 안에는 조합 스스로가 택지를 개발하고 콘셉트에 따라 공동으로 건축해 조합원에게 지분대로 나눈다. 1층에는 상가로, 2~3층 정도는 숙박시설로 이주민이 직접 살든지, 아니면 조합에서 공동 관리하는 가족호텔, 팬션스타일의 숙박업을 임대해 일정부분의 이익금을 배당 받
도록 하는 것이다.

건설자금은 조합원이 일부 출자하고 부족분은 조합에서 대출이나 기금, 금융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이주민에게는 따로 이주정착금을 받도록 한다. 이주를 희망하는 가구 수가 일정 수 이상인 경우 이주대책을 수립할 수 있으니 진입도로와 기반시설은 될 것 같고 토지 용도는 근린생활시설과 숙박시설이 가능하게 행정과 의회가 적극 지원해 주면 되지 않을까.

전화위복의 기회될 수도

이주민 중에 농사를 계속 하고 싶다면 조합에서 그 근방 도유지나 공유지를 임대해서 스마트 팜(첨단기술농장)을 운영해 참여하게 하고 연관된 다른 소득창출사업도 찾아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들이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가 있다. 필자가 해당지역에 작은 땅이라도 있었으면 함께 참여해 추진하고 싶은데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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