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사회부장

최근 ‘좀비사슴병’ 또는 ‘사슴광우병’으로 불리는 만성소모성질병이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체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만성소모성질병이 퍼진 지역은 미국 24개주이며 캐나다 2개주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만성소모성질병은 사슴, 엘크, 무스와 같은 사슴류에서 주로 발견되는 질병이다.

이 질병은 1967년 미 콜로라도주 북부의 한 야생동물보호시설에 있던 노새사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이 질병이 원숭이 등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캐나다 연구진을 통해 밝혀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만성소모성질병은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변형 단백질인 프라이온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에 걸린 사슴과 엘크, 무스 등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감각을 상실해 좀비를 연상시키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후 체중 급감과 마비 증세 등을 보이다가 폐사한다.

프라이온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달리 수년간 자연환경에서 파괴되지 않고 타액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8∼30개월의 잠복기를 보이지만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길게는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만성소모성질병이 인체에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프리온 단백질이 오랜 잠복기를 거치는 만큼 인체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축질병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 젖소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으로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구제역은 소·돼지·염소·양 등 발굽이 2개인 우제류 동물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도 높다.

제주지역은 1988년 이후 30년 가까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항체양성률 하락 등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도내 축산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도내 34농가 가금류 14만5000여마리가 살처분 됐다.

가축질병이 수시로 발생하고 해외에서는 새로운 질병까지 보고되는 만큼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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