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삼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소장·논설위원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는 뭘 하는 곳일까.

중문에 위치한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는 2010년에 세워졌다.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도내에 국제기구를 유치하려는 제주도민의 염원에 부응하고자 제주도청과 함께 노력해 성사됐다.

UNITAR는 유엔에서 교육훈련과 연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본부 단독으로는 전 세계 공무원과 시민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연수를 감당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에 지역별로 연수를 담당하는 센터를 17개를 설립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제주국제연수센터인 것이다.

처음에는 소규모의 인력과 예산으로 출범했으나 현재의 사업량은 설립 당시보다 8배로 확대됐다. 연수 주제는 제주에 특화된 녹색에너지, 지속가능관광, 인간안보 등에 초점이 맞춰있다.

그래서 제주의 제도와 정책이 모범사례로 제시되며 참가자들은 제주와의 공동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

일례로 '올레길' 조성 협력사업이 있다. 이미 일본 큐슈와 미야기에 동일한 컨셉의 올레길이 만들어져 있고 몽골에서도 유사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제주를 방문한 부탄 정부 대표단도 크게 관심을 보였다.

민간에서 시작한 사업에 제주국제연수센터 등이 힘을 보태 세계적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수생들이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제주도의 지속가능관광 추진 실태를 현지
에서 시찰하면서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녹색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탄소 없는 섬 2030 제주'가 연수센터의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으며 매년 5월 제주에서 개최되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와 연계해 연수센터가 녹색에너지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때 아태지역 국가 공무원들이 제주도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배우고 한국의 전기자동차를 직접 시승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로써 한국 전기자동차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의 연수 프로그램은 회마다 4~5일에 걸쳐 연중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짧은 기간에 무엇을 얼마나 배우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그래서 센터는 후속조치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연수 참가자들이 본국에 돌아가 연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이나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경우이를 제주국제연수센터에 알려오면 평가해 시상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수상자에게는 그가 참가했던 것과 유사한 주제의 연수가 제주에서 시행될 경우 강사로 초청 받는 특권을 부여했다.

그랬더니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후속조치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앞서 소개한 엽서 이야기도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해외에서 연수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과거 제주 연수에 참가한 동창생들을 초청해 모임을 갖고 협력방안을 협의한다.

제주국제연수센터의 활동이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그간의 성과는 이미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제주도의 국제화 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돼 왔고 효과도 꽤 나타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영어교육도시 사업이 굳건히 뿌리를 내리

면서 문화, 체육, 예술분야 전문교육시설 유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사업도 일정 성과를 거뒀다. 지금부터는 조금 더 내실을 기해야 한다.
 

막연한 외국과의 교류보다는 실체가 분명한 국제화 사업들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민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국제화 의식이 기초가 돼야 한다. 센터는 제주도민이 국제화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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