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선운정사에서 거행된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환'행사 당시 강제징용 74위 유골이 단상에 모셔져 있다. 우종희 기자.

강재징용으로 사망한 74위 유골 80여년 만에 고국으로 귀향
남북공동사업으로 28일 인천공항 입국 환향식 후 청계광장서 노제
1일 백범김구기념관 추모식, 2일 제주 선운정사에 안치

일제가 1938년 선포한 국가 총동원령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가 오카야마에서 생을 마감한 74인의 조선인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남북공동사업으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표상임의장 김홍걸·이하 민화협)'등이 주최한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공동사업으로 제주 선운정사에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봉안됐다.

이 유골들은 지난달 27일 일본에서 인수식 후 28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프레스센터 앞 잔디광장서 노제를 지냈다. 1일에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도식을 거행한 후 2일 제주 선운정사에 유골이 안치된 것이다.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그곳에 안치해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이 참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유골함을 안치한 후 묵렴하고 있다. 우종희 기자.

안치식에는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해 국내 귀빈들과 그동안 유골들을 모셨던 일본 통국사 스님들도 참여했다. 통국사 故후지키 쇼겐 스님이 처음 이 사업을 추진했는데 그는 전쟁 당시 조선인 징병군을 지휘하던 일본군 학도병으로서 "일본이 곧 패망할 것 같으니 조금만 견디자"며 다독였다. 또 조선인 학도병이 밤마다 '아리랑'을 목 놓아 불렀는데 일본 학도병들은 뜻도 모르는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전우애를 다졌다고 한다.

송환되기 전 유골을 모셨던 일본 통국사 스님들이 감사패를 받고 있다. 우종희 기자.

전쟁이 끝나고 홀로 살아남은 후지키 쇼겐은 그들의 시신을 수습해 꼭 조국으로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평생 시신수습 및 봉환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 2014년 숨을 거뒀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봉환 사업을 추진한 결과 그 결실을 맺게 됐다. 특히 후지키 쇼겐 스님의 "그들과 함께 묻어 달란 유언에 따라 이번에 함께 모셔와 함께 봉환됐다.

선운정사에 안치된 강제징용 74위 희생자 유골. 우종희 기자.

민화협은 "이번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공동사업'을 시작으로 아직도 일본에 묻혀있는 강제 징용 희생자들의 유골을 모셔오기 위해 계속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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