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가 쓰러지기 전 신과세제를 지내던 모습(자료사진).

지난해  10월 수령이 400~500년으로 추정되는 제주도 지정문화재 보호수인 와흘 본향당 팽나무가 쓰러져 다른 나무로 대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1982년 당시 북제주군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 2그루는 2005년 본향당과 팽나무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도지정문화재인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그러나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그루가 부러졌다가 2014년 밑동이 썩어 고사했다. 그리고 남은 한 그루도 완전히 쓰러진 것이다.

이번에 쓰러진 팽나무는 2009년 무속 행위를 하다 불이 옮겨 붙어 고사위기를 맞기도 했다. 

팽나무가 자리한 와흘 본향당은 음력 1월 본향당신께 신년하례를 드리는 '신과세제'와 음력 7월 목축민들이 본향당신께 감사의 제를 지내는 '백중마불림제' 등 1년에 2차례 와흘리뿐 아니라 제주를 대표하는 토속신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팽나무로 대체됐지만 와흘리 주민들이 과거 먼 길을 떠날 때, 외지에 나갔다 돌아올 때 등 사소한 일까지 와흘 본향당에 찾아 알리고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을 정도로 소중히 여기던 나무라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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