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편집부 차장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 올 겨울에는 강도가 너무 심해 '삼한사온(三寒四溫)'에 미세먼지를 빗댄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했던 전통적인 삼한사온 날씨에서 3일은 춥고 따뜻한 4일은 미세먼지가 몰려온다는 뜻이다. 씁쓸한 겨울풍경을 반영한 이 말은 분석결과로도 확인돼 화제가 됐다.

이동통신업체 KT가 전국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 2000개로 1년간 쌓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낮 최고 기온 영하 1도를 기준으로 더 추워지면 날이 맑고, 따뜻해질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상식과 반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 생활지역보다 고도가 높은 산간지역이 더 심각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제주지역에서도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달 28일 제주 전역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와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를 각각 발령하고 지난 1~2일 해제하는 등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발령 때 미세먼지 농도는 162 ㎍/㎥(PM-10), 105 ㎍/㎥(PM-2.5)에 달했다.

또 4일 오전 11시 현재 연동·이도동·대정 관측소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매우나쁨'을
기록했고, 5일도 '나쁨'이 예보돼 마스크 등 준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달에는 황사 유입이 가장 잦고 계절풍을 타고 날아오는 각종 먼지와 꽃가루 등의 영향까지 더해져 최악의 봄이 우려되고 있다. 일상화 된 미세먼지는 지역별, 산업별로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환경부는 4일 서울·경기·인천 등 9개 시·도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해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특히 서울시는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공공기관의 주차장 441곳도 전면 폐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나 취약계층에게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지급하는 조례 제정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한편으로는 마스크 제작업체와 공기청정기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에는 최선의 대책이 있기 마련이지만 미세먼지 만큼은 속수무책에 가까운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관리와 건강관리 등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피해를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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