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덕 제주연구원·책임연구원·논설위원

대인관계가 중요하고 필요한 시대이다. 대중매체의 발달에 따라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난무하는게 현실이라면 이는 나를 기준점에 두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관계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척도로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편 우리들이 대인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인터넷, SNS, 유튜브 등)에 노출돼 있어 이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 관계망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도태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사람들은 다양한 관계망에 엮이면서 상대방의 진면목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 장점과 단점은 개인의 주관에 따라 결정됨으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사물을 대상으로 할 때 좋고 나쁨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는데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기도 한다. 단어의 의미를 보면 장점은 좋은 평가여서 수효를 늘리려고 하며 단점은 부족한 평가여서 줄이려고 노력한다.

장점과 단점이 갖고 있는 단어 자체의 의미를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세상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장점과 단점은 1%가 좌우한다. 즉 기준을 5대5로 설정하면 1%가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장점이 많을 수도 단점이 많아 보일 수도 있다. 

장점이 51%이면 단점은 49%가 된다. 이때 장점과 단점은 주관적이고 개인차가 있어 나의 장점이 남에게는 단점이 되고 이와 반대로 나의 단점이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고 그 잣대를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나 이 외에는 모두가 타인이고 그들은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너와 나 사이에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 사이에 놓인 거리감을 객관적 거리로 인정하고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유지한다면 대인관계가 좋아질 것이다.

3월이 되면서 새해 계획과 목표를 점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때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할 필요도 없지만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옥죌 필요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지적에 휘둘리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독자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행동을 비난하고 싶을 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내 마음도 편하다. 반면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다고 믿으며 정해진 틀을 적용하면 불협화음과 갈등이 발생한다. 우리들의 한계는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으로 끌어오려는 의지가 너무 강한데 있다. 이는 부부, 부모와 자녀, 친구 등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다. 사람들은 대개 각자의 기대치를 정하고 상대방이 그 안으로 들어오길 바란다.

다시 말하면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나 말고 너'가 나에게 맞추기를 원하기 때문에 부딪치게 되며 상대방의 단점만 부각된다.

사람들은 칭찬받기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 자체를 인정하면 대인관계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것은 그들의 몫이고 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

사람을 평가하는 요인인 장점과 단점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장점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로 지속할 가치가 있는가, 자신의 단점이라고 믿는 것이 버려야 할 무가치한 것인가를 고민해 보고 장점과 단점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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