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청소년수련원 건물에 설치된 리프트 시설이 노후돼 녹슬거나 부식으로 파손된 흔적이 확인됐다.(왼쪽) 리프트 시설을 끌어올리는 모터장치에 연결된 쇠사슬이 끊어진 상태로 매달려 있는 등 추락사고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한권 기자 

녹슬거나 부식 파손 확인...설치연도·용도 파악 어려워
제주시, 본보 보도후 민간위탁 수련시설 4곳 안전점검 

속보=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제주청소년수련원에서 리프트 시설을 점검하던 직원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본보 3월 4일자 5면, 3월 5일자 4면)가 발생한 가운데 예견된 사고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청소년수련원 건물 뒤편 외벽에 설치된 리프트 시설이 노후돼 심각하게 부식된 상태로 그동안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청소년수련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추락사고로 숨진 시설팀장 A씨(71)가 점검하던 리프트 시설은 수련원 생활관 건물 뒤편 외벽에 설치돼 이불 등 세탁물을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

청소년수련원 직원들은 3층 건물의 생활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각 호실에 제공되는 이불 등 세탁물을 1층 세탁실에서 세탁한 뒤 직접 계단으로 나르거나 일부는 리프트 시설을 이용해 2,3층으로 옮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도 직원들이 세탁할 이불을 세탁실로 옮기는 작업을 했고, A씨는 세탁 후 건조된 이불을 운반하기 위해 리프트 시설을 점검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추락사고가 난 리프트 시설이 언제, 어떤 용도로, 누가 설치했는지는 현재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1994년 청소년수련원 준공 당시 리프트 시설이 설치된 것인지, 민간단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과정에 시설 설치가 이뤄진 것인지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고 후 현장 확인 과정에서도 리프트 시설이 설치된 주변에 추락 충격으로 인한 리프트 운반대의 녹슨파편이 널브러져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리프트 시설을 끌어올리는 모터장치에 연결된 쇠사슬이 끊어진 채 매달려 있었고, 운반대 지지대에 달린 쇠사슬 연결 고리 장치도 추락 상태 그대로 놓여 있었다.

리프트 시설이 녹슬거나 일부는 부식으로 파손돼 있는 등 노후화가 심각, 설치한 지 상당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청소년수련원 관계자는 "2017년 1월 수탁 운영하기 전부터 리프트 시설이 설치돼 있었다"며 "설치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예전 수탁자가 직접 설치했을 가능성은 낮고 행정시에서 필요에 의해 설치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본보 보도 이후 이달 5일부터 민간에 위탁한 청소년수련시설 4곳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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