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농가에 공급되는 농사용 면세유가 타 지역보다 비싸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직접 계약을 맺은 정유사가 도내에 저유시설이 없어 제주지역은 계통유류사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휘발유 한 품목에서만 차이가 나는 것은 다행이다. 전국의 농가에서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치 못한 점이 아쉽다.

 계통공급계약은 판매나 구매를 희망하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판매자는 공급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는다. 구매자에게는 소요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도 하고 계약에 따라선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지방에서 농사용 휘발유가 비교적 싸게 공급되는 것도 그런 이점 때문이다. 도내 면세휘발유는 1ℓ에 385∼391원으로, 계통유류 362원에 비해 6∼9% 비싼 편이다. 농사용 기계류에 수요가 더 많은 경유 값이 안정적이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일부 농사용 기계에 소요되는 휘발유는 차이가 여전한 것이다.

 물론 도내 15개 농협 주유(판매)소도 자체적으로 저유소를 갖춘 다른 정유사와 면세유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러한 자구책으로 공급과 가격안정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앙회의 계통사업에 포함될 경우, 도내 농업용 수요의 총물량을 고려하면 연간 10억원 가량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농업인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중앙회와 계약한 정유사가 제주에 저유시설을 갖추기만 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유류는 전면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이다. 가격은 물론 물량까지도 국제유가변동에 민감하게 나타난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이미 알려진 추세다. 농사에 기계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농사용 면세유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내리기는 그런 점에서도 확보돼야 한다. 농협지역본부와 중앙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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