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자연생태의 보고다. 꽃·나무·새·곤충·버섯·동물 등등. 그러나 빠른 속도로 생물종이 멸종한다는 소식이다.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동식물의 상당수를 갖고 있는 제주도. 제주의 동식물의 생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사람들 덕에 다수의 미기록종과 신종이 소개되는 등 성가도 높였다. 하지만 갈수록 사라져 가는 동식물상에 대한 기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8년 2월 창립한 제주생태사진연구회(회장 이경서)는 그래서 소중한 모임이다. 제주생태사진연구회가 최근 발간한 「눈과 마음으로 만나는 생태·환경 답사보고서-자연사랑」은 제주자연과 환경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과 사랑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회원 8명이 저마다의 주제를 갖고 4년 동안 활동했던 반경과 촬영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난초과 식물탐사보고서’(이경서), ‘곤충, 그 비행의 신비를 찾아서’(서재철), ‘고산의 꽃을 찾아-백두산에서 유럽 최고봉 엘브르즈까지’(박훈규), ‘한라산의 버섯’(신용만), ‘흰날래 해오라기 관찰에서 촬영까지’(김기삼), ‘제주의 양치식물’(김봉찬), ‘들꽃을 찍으며’(서현열), ‘삼광조(긴꼬리 검은새) 탐사일지’(김동만) 등 10편의 답사보고서가 그것이다.

 이 책은 한 장의 사진을 촬영하기까지의 작가들의 노고와 설렘이 사진자료와 글로 생생하면서도 솔직 담백하게 기록해 놓아 읽는 이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한다.

 제주생태사진연구회는 만 4년 동안 한라산과 오름과 철새도래지 습지 등에서 수 차례의 생태조사를 벌였다. 3차례의 생태사진전과 환경의 날 기념 환경NGO와 공동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또 회원마다 주제별로 이동전시회도 열어 제주생태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렸다.

 생태조사 과정에서 20여종의 신종과 미기록종, 희귀식물과 조류 등을 찾아내 발표했다. ‘한라감자난초’‘한라새둥지란’‘제주방울란’ 신종과 ‘유령난’‘노랑복주머니난’(이경서)을 백두산에서 내국인 중 처음으로 촬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라산 자락에서 키가 1m나 되는 ‘흰진달래’와 ‘붉은 금창초’(서재철)를 처음 발견했는가 하면 제주미기록종 ‘콩코투리버섯’‘분홍콩점균’‘아교뿔버섯’(신용만) 도 찾아냈다. ‘제주십자고사리’와 ‘탐라별고사리’(김봉찬)를 국내 최초로 발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물꿩’ ‘흰새뜸부기’ ‘흰날개해오라기’를 제주에서 처음 촬영하는 한편 우리나라 조류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미기록종 ‘노랑머리할미새’(김기삼) 촬영에 성공해 조류학계의 반향을 부르기도 했다.

 한편 제주생태사진연구회는 오는 6월 22일부터 29일까지 포토갤러리 자연사랑에서 네 번째 정기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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