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사회부 차장

과유불급.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자공이 공자에게 "사와 상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자공이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제주 의료산업 및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대 153만㎡ 부지에 의료·숙박·휴양오락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47병상 규모의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핵심 프로젝트로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초기 도민 사회는 "헬스케어타운에 '헬스'가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제주 의료산업 및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병원 유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으로 술렁이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12월 5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한 이후 시민사회 단체 등이 시위를 하는 등 찬반 논쟁이 가열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이 개설 기간인 지난 4일까지 병원을 개원하지 않음에 따라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 부지 지역인 동홍동 주민들이 토지 반환소송 등 강경 대응방침을 밝히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은 병원 등 의료관광시설을 핵심으로 하지만 병원이 없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은 개발사업 목적에 위배된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주장이다.

153만㎡ 규모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이 47병상 규모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문제로 좌초 위기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리병원 문제만 신경쓰면서 정작 제주헬스케어타운사업의 차질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영리병원 논란이 지나치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셈이나 다름없다. 영리병원이든 공공병원이든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정상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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